예식이 로맨틱했다면 리셉션은 그야말로 빵빵 터지는 유쾌함.
예식과 리셉션 사이에 한시간의 칵테일 아워가 있었다.
원래 건물 뒤 코트야드에서 하려고 했었는데 플래너가 건물 앞 잔디밭을 권했다.
테이블과 램프 등 세팅을 해놓았건만
10월의 날씨에도 기승을 부리는 모기떼로 인해
하객들이 모두 실내로 꾸역꾸역..
리셉션 장소로 아직 들어갈수는 없으니 음식과 바가 있는 복도로 꾸역꾸역..
그야말로 비좁고 앉을 자리도 하나 없는 불편한 칵테일 아워가 되고 말았다.
아.. 플래너 너무 믿었다. 물가에 잔디밭. 저녁에 불빛으로 몰려드는 모기떼는 당연한건데..
한시간동안 서서 떠들고 마시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좀 불편하기도 했겠으나..
하지만, 내 알바 아니고.. 우리는 그 시간에 또 사진 촬영을 하고 있었으니 ^^;
이어지는 리셉션.
입구에 우리 전통혼례 사진, 방명록, 하객들의 이름과 테이블 번호가 쓰여진 카드,
그리고 하객들이 신랑신부에게 주는 축하 카드를 담을 새장을 마련.

테이블 세팅. 기본적으로 보라+라벤더를 맞추고, 포인트로 오렌지.

테이블 센터피스도 보라+오렌지

플로리스트가 또릿또릿해보이는 게이총각이라서 신뢰했었는데 생각처럼 나오질 않았다.
신랑 신부 테이블

케잌은 1층은 쵸콜렛 마블, 2층은 바닐라케이크에 라즈베리 젤리, 3층은 아마레또로 층마다 다르게 만들었다.
케잌 만드는 집에 가서 시식하던날 너무 행복했다.
아예 아침식사를 한다 생각하고 아침 9시에 갔었다. ^^
갖가지 맛의 케잌을 다 먹어보고 세 가지를 골라내는게 정말 쉽지 않았다.
제일 윗 부분의 케잌은 손님들과 나누지 않고
신랑 신부가 한 조각씩 먹은 다음 나머지를 얼려두었다가 결혼 1주년때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시엄마댁에 냉동보관중. ^^
케이크는 심플하게 생화로 장식.

신랑의 남동생이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식사를 하고..
신랑신부 첫 댄스!
부족한 연습에도 불구하고, 영화 아멜리에의 피아노 곡에 맞춰서 무난히 마쳤다.

이어서 신부와 신부 아버지,
신랑과 신랑 어머니의 댄스가 이어지고
단체로 유태교 춤..
그리고...
아.. 문제의 의자춤.
신랑과 신부를 의자에 앉혀서 사람들이 의자를 들썩들썩 올렸다 내렸다하는 문제의 그것.

몸치인 내가 의자에서 중심을 못 잡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짧은 순간 집중력을 발휘해서 두 발로 착지!!!! 짠~!!!
마치 평균대에서 연기를 마치고 착지를 한것마냥 감격과 안도의 한숨이...ㅎㅎㅎ
바닥에 대자로 넘어지지 않은게 얼마나 다행인지.. ㅡㅡ;;
그리고나서 샴페인 토스트가 있었나?
신랑 할아버지가 눈물을 뚝 뚝 흘리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사진 속의 우리는 그저 키득키득거리고 있다. ㅋㅋㅋ
암튼 다시 댄스가 이어지면서 중간중간 케이크 커팅도 하고 신부 가터를 던지고
부케도 던지는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가터를 받은 시동생
옆에서 깨알같이 웃는 친구의 모습이 더 웃김 (왼쪽)

부케 던지기.
약혼한 친구(오른쪽)가 받기로 했는데 받지 못했다.
(왼쪽 뒤에서 그녀와 똑같이 생긴 약혼자가 웃고는 있지만..ㅎㅎㅎ)
무려 세 명의 경쟁자들을 (모두 약혼한 이들) 물리치고 행복해하는 시오리.
그녀에겐 10년동안 사귄 남자친구가 있다.
아마 이를 계기로 둘 사이가 팍팍 진전되길 기대해본다.

사진을 볼때마다 나를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지인들의 춤추는 모습.
순간순간 카메라에 포착된 관리 안되는 표정. 즐거워하는 모습.
미국에서는 확실히 조부모님, 부모님 세대들이 정말 춤을 잘 춘다.
역시 제일 먼저 나서시는 60대의 고모님과 80세의 할아버지

(배경 왼쪽 뒤에 보이는 신랑 친구. 완전 존 레논을 닮았다.)
오우~ 완전 온몸으로 느끼시는~ 시부모님 친구분

우리 결혼 직후에 약혼한 커플

완전 몸치인 나. 외삼촌 따라하느라고 하긴 하는데.. 그 느끼함을 따라갈수가 없다. ㅎㅎ
보통때는 정말 젠틀맨인데 놀때는 정말 잘 놀으시는 외삼촌 너무 좋다.
(내 등 뒤의 불긋불긋한 것들은 주먹만한 모기 바이트)

여기. 또 뻣뻣한 한 분 계시다. 내가 피아노 가르치던 꽃순이 아버지.
굳은 얼굴로 쉬지 않고 계속 추신다. ㅎㅎㅎ
옆에서 춤 추시는 꽃순이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마음을 지닌 분.

이분과 나. 도무지 뻣뻣함의 우열을 가릴수가 없다.

또 다른 약혼 커플.
부케를 놓친 A양, 아쉬운 마음에 춤으로 살풀이를 하는듯한 ㅎㅎㅎ
(그녀는 맨발이었다 - 윗 사진)

따라할수조차 없었던 시아빠의 현란한 스텦

한 가족의 화합?

꽃순이 조애나.
그리고 뻣뻣한 아부지.

귀여우신 시부모님 친구분들.

외할망 외하르방

젊은 피

초반에는 사진에 예쁘게 나오려고 나름 표정관리도 했었건만,
의자에서 떨어진 이후로는 긴장이 확 풀어져서,
화장도 안 고치고 머리도 헝클어진채로 너무나(?) 편안하게 잘 놀았던것 같다.
얼마나 신나게 놀았는지 발 아픈것도 모르고 있다가
돌아오는 차에 타서야 발목이 끊어질것 같아 힐을 벗었다.
드레스 입은 채로 구두는 한 손에 들고 맨발로 호텔에 들어가는데
마침 그 호텔에서도 결혼식이 있었는지 사람들이 북적북적했다.
내 옷차림을 보도는 모두들 축하한다고 하더라.
맨발로 호텔 로비 대리석을 걸으니 시원하니 날아갈것 같고,
사람들의 애정어린 축복을 받으며 행복한, 아름다운 밤이었다~
끝.
참, 이튿날 호텔에 머무르는 하객들을 위해 브런치를 마련했고,
다시한번 멀리서 와준 친지 친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아침 10시에 일어나 준비하는것은 좀 벅찬 감이 있었지만,
지나고 나니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at 2012/02/09 10:33


덧글
ozcat 2012/02/09 13:34 #
결혼식을 즐길수도 있는거였군요 ㅠㅠ 정말 신랑신부를 위해 이벤트같아요
Laine 2012/02/10 09:51 #
파티가 있어서 여유있게 즐길수 있는것 같아요 : )한국에서도 결혼식 후에 뒷풀이 많이 하지 않나요?
ozcat 2012/02/10 15:51 #
요즘엔 뒷풀이도 잘 하지않는 것 같아요 결혼식을 1,2부로 나눠서 2부에 테이블 돌며 인사하는 정도.. 결혼식=잔치 라는 의미는 많이 사라진거 같아요 그저 부모님의 사업정도? ㅎㅎㅎㅎㅎ
Laine 2012/02/10 15:55 #
효도하는 셈 치면 되겠네요 ㅎㅎ
애쉬 2012/02/09 15:32 #
싄나는 한판 피로연이였네요 ^0^라벤더 톤에 오렌지 포인트 준 테이블 배색 너무 이쁘네요 실내랑 잘 어울리기도하고
Laine 2012/02/10 09:52 #
플로리다니까 오렌지..는 아니고 ㅎㅎㅎ원래 보라색만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컨트라스트를 줘야된다고 하길래 신랑 머리색깔 따서 오렌지를 골랐어요.
애쉬 2012/02/10 10:31 #
탁월한 조언에 탁월하신 선택이였습니다^^
흑곰 2012/02/09 16:06 #
신명나는 축제로군요 ㅇ_ㅇ)!!
Laine 2012/02/10 09:53 #
단 한번이어서 아쉬워요 ㅜㅜ
흑곰 2012/02/10 10:07 #
그럴거 같아요 ㅇ_ㅇ)ㅋㅋ
애쉬 2012/02/10 10:33 #
은혼식도 남았고 금혼식도 남았어요^^매년 애니버셔리 이렇게 보내셔도 저는 안 말려요 ㅋ
Laine 2012/02/10 11:49 #
생각만으로도 허리가 휘네요. ㅎㅎ
밥과술 2012/02/11 09:50 #
아니, 음악하시는 분 가운데에도 몸치가 있나요?지독한 몸치인 저는 나중에 언젠가 부에노스아이레스에가서 땅고를 배워 평생의 한을 풀리라 마음먹고 있습니다.
제가 제가 두번째로 부러워하는 사람이 음악하는 사람, 첫번째로 부러워하는 사람이 춤잘추는 사람입니다.
Laine 2012/02/11 10:04 #
혹시 세번째는 노래 잘하는 사람 아닌가요? ^^멕시코에 신혼여행 갔다가 춤바람이 덩실 들었어요. 앞으로 기회가 되면 꼭 살사를 배우고 싶어요. 힐 신고 추는 탱고는 너무 어려울것 같고... ㅎㅎ
밥과술 2012/02/11 10:19 #
앗, 동접이네요.맞습니다. 노래 잘하는 '가수' 세번째로 부러워 합니다. 제가 노래는 남들만큼 하거든요.에헴. Luis Miguel 노래 들으면 나도 저정도로 시원하면서 감미롭게 부를 수 있으면 모든 걸 다줘도 아깝지 않으련만...이라고 몇번이나 생각했습니다.
Laine 2012/02/11 13:30 #
전 노래도 못해요. 음정, 리듬, 감정 등은 잘 되는데 목소리가 너무 가늘어서.. 노래는 커녕 말하는 것도 힘들어요 ㅠㅠ 그렇다고 크게 말하다보면 목이 아파서.. 발성의 문제인것 같애요 ㅠㅠ